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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이 직딩일기

선생님께서는 대장내시경을 하자고 말씀하셨다. "아니,, 저 맨날 설사하는데 대장내시경약 먹으면 더 설사하는 거잖아요. 저 못해요. 선생님" 거의 울면서 얘기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과 엄마는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나를 설득했다. 이미 대장인지 항문인지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를 피와 아픈 몸때문에 마음이 너덜너덜한데 거기다가 대장내시경약까지 먹어야한다니.. 덜컥 겁부터 났다. 하지만 내가 미룬다고 미룰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울면서 약을 넘겨받았다. 제일 힘든건 역시 약을 먹는 일. 짠 포카리.. 소금을 왕창 넣은 포카리를 1L, 그냥 생수를 1L 또 1시간 후에 또 마시기를 반복.. 환자복을 올릴 틈도 없었다. 나오지 않아도 화장실에 계속 앉아있던 것 같다. 2인 1실에 화장실 딸..

병이 다시 활동기에 접어든 요즘 나는 네이버 크론병환우회 카페를 자주 보고 있는데 심심치않게 아니,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다. "우리 딸이.." "우리 아들이.." 이런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이 크론병에 걸린 경우였다. 자식들의 나이는 대게로 10대 초반에서 20대 초반이다. 대게로 복통과 설사, 체중변화, 점액변, 혈변.. 이미 염증이 항문에도 발생한 상태여서 항문수술을 진행한 아이들까지.. 사실 나도 첫 시작은 12살이었던 것 같다. 변비, 설사가 반복되면서 항문이 만신창이가 됐었고 항문이 찢어져서 치열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당시 의사 선생님은 내가 사춘기이고, 예민해서 '과민성대장증후군' 이라는 판단을 내렸었다. 첫 번째 오진이다. 그 이후로 나는 내가 복통, 설사, 혈변, 점액변 ..